[체코 - 프라하 첫날] (스압) by

아침 일찍 느긋하게 일어나 집에서 아침을 챙겨먹고 나오려 했으나 눈을 떠보니 벌써 다섯시 반. 워밍업 되기도 전에 잽싸게 가방들고 110 km 로 밟아 공항에 도착했다. 이때부터 뭔가 일진의 사나움을 느꼈어야 했는데...

그래도 나름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시간은 여유로운 편이라 그때부터 얼굴에 분칠도 좀 하고 느긋하게 기다림도 잠시. 몇분 지나지 않아 탑승하고 보니 오슬로-프라하 구간의 비행시간은 한시간 사십 오분이라 앉아서 눈 좀 붙이려니 바로 내리라고 한다. 

공항에 도착해서 가장 놀란것은 모든 안내판에 한글이 적혀 있다는 것. 
일본어도 중국어도 아닌 한글이라니 대체 사람들이 얼마나 오기에 싶었지만 도착시간이 달라서 그런지 공항에서는 한국인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어쨋던 티켓 사러 ㄱㄱ.
데일리 티켓은 110 cz, 90 분 티켓은 34 cz, 30분 티켓은 24cz 인데 돌아다닐 곳 많은 우리는 데일리 티켓을 구매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려면 버스에서 지하철로 한번의 환승을 해야 하는데 119 번 버스는 출구 D 앞에서 탈 수 있다.

다행히 별 무리 없이 호텔도 찾았고, 체크인은 오후 3시에 가능하다고 하니 일단 짐을 맞겨놓고 1시에 예매한 콘서트를 보러 나섰다.
점심을 어디에서 해결할지를 두고 이야기를 잠시 하다가 그쪽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 일단 먹고가기로 하고 역 앞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다. 이탈리안 음식은 크게 실패할 리는 없잖아? 라고....
생각보다는 빨리 나온 내 파스타. 크림 파스타를 먹으면 속이 불편하기에 토마토 파스타로 선택. 고기로 베이컨이 있어서 선택했는데 베이컨은 꼴랑 위에 한조각이라 대실망.
울집 모지리의 피자. 둘다 맛은 딱 우리가 아는 그맛. 여기는 테이블 차지를 인당 15 cz 씩 받는다는 점이 아주 마이너스라 이름은 적지 않을 예정. 

여행 오기 전에 말 했었다. 우리의 일정이 이러하니 가서 헤메지 않도록 교통편 정보를 미리 싹 다 알아놓으라고.
분명 어제 물어봤을때 아주 자신이 있었지만, 이 모지리를 믿는 건 참 어리석은 일이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이라는 곳에 내려보니 니 출구부터 헷갈리는 이 모지리. 다행히 로컬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정보는 얻었으나 문제는 그 정보도 틀렸다는 것. 
결국 우리는 길 사용료 50cz 를 내고서야 지름길로 갈 수 있었다. 
다행히도 그 길은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는 정원의 한 부분이라 가는 길이 꽤 이뻤다. 길이 좀 가파른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덕분에 촉박했던 시간도 잠시 잊을만큼 나이스한 뷰.
콘서트 장소는 Lobkowicz Palace. 우리가 예매한 티켓은 박물관 + 콘서트 콤보 티켓으로 가격은 590 cz. 
Lobkowicz 라기에 왕 이름이라도 되는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19 세기의 어떤 잘살던 집안인듯 했다.
콘서트는 생전 처음 보는 조합인 피아노 + 비올라 + 플루트의 3중주 였는데, 가격이 싼 만큼 연주의 퀄리티도 딱 그정도 수준이었다. 지친 여행자가 잠시 음악을 들으며 쉬는 여유 정도이려나. 
콘서트 관람을 마치고 뮤지엄을 둘러보았다. 요즘 앤틱에 좀 심취한 탓인지 그들이 썼다는 그릇들이 제법 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이 성은 뷰가 환상적이다. 이들이 어떤 지위를 가졌던간에 이런 뷰의 집에서 살 수 있었다는 게 참 부러웠달까.

1층에는 까페가 있는데 뮤지엄이나 콘서트 티켓을 가지고 있으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기에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모지리가 시킨 생강을 넣은 레모네이드. 마셔보래서 한모금 마셔봤는데 정말 니맛도 내맛도 아닌 그런 맛. 역시 오리지널이 갑인듯.가격은 140 cz
나는 그냥 평범한 요거트 아이스크림. 맛은 역시 누구나 다 아는 그맛. 가격은 95cz 였지만 10% 할인 받았다.

잠시 쉬었으니 관광객의 본분을 잊지 않고 몸을 움직여 프라하 성의 남은 곳들을 둘러보았다. 
주변에 아주 레스토랑이 널려있는 걸 보니 왠지 점심에 먹은 파스타가 윗속에서 꿈틀대는 것 같아 아주 심기가 불편해 울집 모지리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시전했다.(이때는 이동네 레스토랑의 수준을 몰라서 그랬달까...) 

아직도 마나님의 성정을 다 파악하지 못한 우리집 모지리는소심한 반항을 하다 결국 한대 맞고서야 입을 다물었고, 그 이후로는 얌전히 따라다니는 것으로... 오전부터 일찍 움직였으니 호텔에 가 체크인을 해보기로 한다. 
호텔과 팬션의 중간 그 어디쯤인가 싶게 만드는 싱크대가 있다. 이것이 차별화 전략일지도...
1박에 약 10만원 정도 하는 이 호텔은 가격을 생각하면 적당한 수준인듯 하다. 
내가 대충 짐 정리를 하는동안 울집 모지리는 딥 슬립. 저 인간이 맞는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것...
어쨌던 정리를 마치니 대충 저녁 식사시간이라 폭풍 검색으로 맛집을 알아본 뒤 다시 길을 나섰다. 마침 호텔에서 멀지 않은 무스탁 역에 있다기에 만석이 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파워 워킹하여 당도한 이 곳은 대로변에 위치한 어느 레스토랑이었다.
내가 시도해 볼 메뉴는 만족도가 꽤 높다는 꼴라뇨. 
울집 모지리가 시도한 것은 감자 스프와 사이드 메뉴. 
꼴라뇨는 1300g 라 써 있어 사실 2인분인듯 싶었지만, 간만에 위장을 늘려보기로 하고 호기롭게 주문해보았다.
일단 비주얼은 뭐 적당히 슈바인 학센과 비슷해보인다. 맛도 뭐 크게 다르지는 않은것 같다. 다만 양이 다르다.
이 집이 그렇게 맛집이라길래 와봤는데, 입맛이 나와 큰 차이가 있던지 아니면 이 집이 맛집이 아니던지... 대체적으로 좀 짜고 약간 뻑뻑한 탓에 반 정도 먹은 시점부터 물리기 시작했지만, 돼지고기에 대한 예의가 있어 끝까지 먹어보는걸로.
메뉴판의 그림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던 모지리의 감자스프. 생각보다 사이즈가 큰 탓에 그는 음식을 다 먹지 못하였다. 반면.
완식 성공. 다 먹고 혼자 매우 뿌듯한 마음에 쥔장에게 아무래도 내 고기가 1300g 은 아니었던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 보았지만 매우 진지한 나의 인상 탓인지 주인은 나에게 이 고기가 왜 1300g 이 아닐수도 있는지를 막 설명하기 시작했다. 울집 모지리가 급하게 이여자가 혼자 다 먹어서 매우 뿌듯한거라 부연설명을 하지 않앗다면 아마 큰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겠다.
다행히 그는 태세 전환이 빠른탓에 금방 이해하고는 나에게 엄지척을 날려주었다. 다음부터 농담을 시도할 때는 먼저 웃고 시작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돼지고기 1kg 를 위장에 넣고 소화를 위해 주변을 둘러보다 우연히 캔디샵을 발견하였다. 이 곳은 들어가면 절대 빈손으로 나오기 힘든 곳인데, 사실 노르웨이보다 가격이 비싼 유일한 가게이지만 내가 환율을 착각한 탓에 우리집 웬수는 여기서 약 2만원어치의 젤리를 사서 나오는 실수를 하게 되었으니... 다음엔 없어보이더라도 꼭 계산기를 두드려야겠다.
후식으로 젤라또를 사 먹으며 돌아다니다가(사실 이미 두번째 젤라또임. 이동네 젤라또는 양이 적어서...가격은 90 cz, 파인애플&패션후르츠) 우연히 만난 콘서트. 
공연 복은 있나보다 하고 잠시 기다려보니 왕년에 인기 좀 있었던것 같은 4인조 밴드가 공연을 시작하였다. 이 동네에 있어보이는 왠 칵테일 축제의 프로그램 인듯 했는데 문제는 그들의 스타일이 과하게 복고풍이라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 덕분에 호텔로 가는 발걸음은 꽤나 가벼웠던듯. 

그렇게 첫날을 마무리 하였다. 

덧글

  • 2018/06/18 13: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6/18 22: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露彬 2018/06/24 09:46 # 답글

    헐 길 사용료라니 신박하네요;;; 입장료도 아니고. 저 동네 환율은 잘 모르지만 다른 가격을 보면 싼 것도 아닌 것 같고.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가.

    이번 여행기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2018/06/25 15:15 #

    전 그걸 보고 단박에 이 길 말고는 없으니 사용료를 받겟구나 하고 알아챘는데 모지리는 굳이 공짜길을 찾겠다고 고집을 부려 하마트면 콘서트를 놓칠 뻔 했지요 ㅎㅎ 이제 이틀치가 남았는데 힘내서 마무리해보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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