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ta to Pozzallo] by

크리스마스 시즌은 나폴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나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말타에서는 이틀 반나절을 머무른 뒤 다시 이탈리아에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하여 우리가 예약한 시실리아-말타행 페리 티켓의 리턴 일시는 무려 12/24 오전 5:00.

그 시간에 호스텔에서는 택시 이외에 페리 터미널에 갈 방법이 없고, 택시비는 분명 20유로가 넘게 나올것이 분명했던지라 그 돈을 아껴 저녁시간을 Valletta 시내에서 보내고 도보를 이용해 페리터미널에 가기로 했다.

그리하여 다시 Valletta 시내로 이동한 우리의 말타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
베지테리안 피자와 맥주 한잔 그리고 로스트 포크 파니니 되시겠다. 우리집 웬수쪽에서 찍어 내 음식이 그닥 그래보이지만 사실 비주얼은 참으로 기대 이상이였다. 하지만 맛은.....  질긴 빵에 보쌈 고기를 얆게 썰어 올리브와 같이 먹는 그런 난해한 맛. 집에 빨리 가서 수육 삼겹살 팍팍 삶아서 알배추에 올려 쌈장이랑 같이 먹고 싶어지는 그런 맛.

이 집의 장점이라면 테이블 차지가 없다는 점. 그리고 메뉴판에는 6 유로라고 써있었지만 4유로만 받았다는 점?

그 와중에 내 눈길을 끈 이 집의 음식.
치킨 뱃속에 달걀을 채웠다는 발상이 재미있어 음식이름을 물어보았으나 지네들도 딱히 특별한 음식을 지은것이 없다며 머리를 갸웃거리는 주인을 뒤로 하고 우리집 웬수도 이탈리아에서 보기 드물게 참 그저 그런 피자였다는 시식평을 남기며, 우리는 그 가게를 나와 영화관에 가서 스타워즈를 보았다. 난 아직도 왜 그 흑인 케릭터가 나왔는지 잘 이해가 안되고, 해리슨 포드 아들이 어쩌다가 쌩뚱맞게 튀어나온건지 잘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봤다. 영화 보고도 꽤 시간이 여유가 있는 편인지라 생전 처음으로 엔딩 크레딧까지 다 봤다는 점이 가장 감명 깊은 점이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인적이 끊어진 Valletta. 크리스마스 조명은 그대로라 텅빈 거리 분위기가 환상적이다. 처음엔 이 거리가 정말 텅 비었는 줄 알았으나 골목을 다녀보니 이 곳에도 역시 밤문화를 즐기는 수많은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 있었다. 밤문화는 역시 세계 공통인가보다. 우리도 그 문화에 살짝 동참하여 어느 한적한 바에서 맥주 한병과 레몬티 한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페리 터미널은 한시간 반 전에 도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길래 한잔 걸치고 길을 나섰다.
우리집 웬수가 자꾸 엄청 큰 파인애플 같다고 하는 열대수를 지나 걷고 또 걸어 도착한 페리 터미널. 리보르노처럼 혹시라도 헷갈릴까봐 일찍 길을 재촉했더니 도착을 해도 너어어무 일찍 도착을 하는 바람에 새벽바람도 좀 맞고...

그렇게 다시 페리를 타고 돌아온 Pozzallo 에서 24일 아침을 맞이하게 된 우리는..
떠오르는 일출을 다시 한번 맞이했다. 운좋게도 수평선에 구름이 걸려있지 않아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지만 육안으로 오메가를 볼 수 있었는데, 1월 1일에 한번도 본적 없는 일출을 이렇게 여러번 보게되다니... 고단함이 조금 사라지는 느낌이다.

다시 돌아간 아침의 Pozzallo 는 정말이지....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카타니아나 팔레르모처럼 중세 느낌의 건물은 없는 편이지만, 너무나 깨끗한 바다와 햇살이 지친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일출을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은것 같은데 어느새 해는 중천.

알고보니 페리 터미널과 기차역의 거리는 걸어서 약 40여분 정도로 정말 아담한 소도시지만, 시내에는 반경 100m 내에 큰 디저트 가게가 3개나 있다. 게다가 모든곳이 성황이다. 이들의 디저트 사랑이란 정말이지 새삼스러울 따름.
화려함에 눈을 뗄 수 없는 데코레이션의 절정.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겠다며 커피와 함께 우리집 웬수가 주문한 이 것은...
케잌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이스크림이여서 조금 실망. 망고 글레이즈를 올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오렌지였고 토핑된 딸기가 얼린 딸기라 비주얼에 비해 맛이 조금 못한 느낌이였지만 커피 두잔에 데코 아이스크림이 다 해서 4.5 유로다보니 그다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는...

눈이 즐거운 덕분에 기분도 업되어 기차역에 갔는데 catania 역까지 가는 기차가 하루에 오전, 오후, 저녁 딱 세번 있는것을 보고 기분이 다시 다운되었다. 새삼스럽게 Pozzallo 가 얼마나 작은 동네인지 잠시 잊고 오전의 일출과 디저트에 취했던 우리의 잘못임이 분명하다. 오늘 내로 Napoli 행 기차에 타야 하는데......  그리하여 대체 수단을 수소문하여 타게 된 Catania 행 버스. 다행히 기차에 비해서는 조금 더 자주 있는 편이였지만 역시나 40분 늦었다. 우리가 타기 전 까지 빈 버스라 아저씨가 중간에 오다가 친구 만나서 커피 한잔 걸치셨다고..-.-;;;

오늘 시간이 허락했더라면 Taormina 에 방문하여 Etna 산을 보고 싶다던 우리 웬수. 하지만 기차를 놓친 덕분에 그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는가 했는데..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난 Etna 산. 해발 3천미터가 넘는 높은 산인지라 구름조차 중턱에 걸려있다.

Catania 에서 버스를 하차하여 Napoli 행 밤기차 티켓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좌석은 이미 자리가 다 찼고 침대칸만 잔여석이 있는 상황이라 무려 39 유로의 추가금이 있다고 한다. 대체 길바닥에 뿌리는 추가 교통비가 얼마인지 모를 지경이다. 내가 돈 안낸다고 그 돈이 안아까운건 아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추가금이 없는 다른 노선을 알아보니 Messina 에 기차를 타고 가서 보트를 갈아탄 뒤 Villa San Giovanni 역에서 기차를 타면 인당 3유로라고 한다.

당장 가기로 했다. 말타 이후에 배는 안타겠다고 했지만 요금 차이가 그 정도라면 시도해봄직했다. 그저 Messina 에서 타야한다는 보트가 비싸지 않기만을 바랄 뿐.

그렇게 Catania 에서 다시 Messina 로 이동하니 시간은 어느새 다시 저녁이 되어 주변이 어둑어둑해지는 상황.
시실리아에서 바라본 이탈리아 위에 뜬 달.

다행히 Messina - Villa San Giovanni 구간 보트는 가격이 인당 2.5 유로이다. 서둘러 티켓을 끊은 뒤 역 앞의 카페에 들어가 에스프레소와 애플파이를 먹었는데, 기대 없이 입에 넣은 이 애플파이의 맛이 참으로 환상적이였다. 이탈리아 여행 전만 해도 디저트는 프랑스가 최고인줄 알았는데, 이탈리아 디저트는 사랑입니다.

페리 터미널 - 기차역 간 거리에 대한 노이로제가 있었으나 다행히도 이 구간은 페리와 기차역간의 연결 도로가 있을 정도로 아주 가까워 길을 해메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페리에서 내려 기차역에 가는 길에 저절로 눈이 가는 것이 있었는데,
이것은 바로 이탈리아에서 시실리아로 가는 기차. 기차를 통째로 페리에 실어버리는 중이였다. 나는 당연히 이탈리아-시실리아 구간에 다리가 있어 그리로 기차가 다닐거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충격적인 광경. 어쩐지 이 구간 기차표가 유난히 비싼 이유가 바로 이거였니....

덕분에 좀처럼 하기 힘든 구경도 하고, 다행히 여유 좌석이 있어 우리는 나폴리 행 기차에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틀 연속 이동이라니.... 참 빡세도 이렇게 빡셀수가 없다.

덧글

  • 오레오쿠키 2016/01/04 08:21 # 삭제 답글

    와우 페리에 기차를 싣다니 ㅇ_ㅇ
    그나저나 강철체력이네... 난 포스팅 따라가기도 벅찰 지경인데
    멋집니다 -_-bb
  • 2016/01/05 19:09 #

    막상 돌아다니면 나보다 더 잘 돌아다니면서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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