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 비엔나/마지막날](스압) by

아침에 눈을 뜨니 이곳이 지구인지 목성인지 헷갈릴만큼 몸이 무거웠지만, 이 다사다난한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왠지 목성의 중력이 작용하는 듯한 몸뚱아리를 간신히 추스려 마지막 날을 불태워 보기로 했다.
지하철 성인 티켓 가격은 2,4 유로였는데 앞에 아줌마는 왠지 모르게 아동이나 개한테 사용한다는 1,2 유로짜리 티켓을 두장 끊으셨다. 덕분에 몇정거장 안가는 우리도 어떻게 저 방법 좀 써먹어봐? 하다가 그냥 준법시민이 되기로 했다.
오늘은 저녁에 예매해놓은 콘서트 전까지는 일정이 없는지라 콘서트장 위치나 먼저 확인할까 하다가 이동네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스테판 성당 역에서 충동적으로 내려버렸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그룹 관광객들이라면 아예 대박 많은곳에 가는것도 나쁘지는 않지... 라면서 말이다. 나중에 이 곳을 계속 왔다갔다 하게될지도 모른채.
어느 출구로 내려도 보일 수 박에 없는 스테판 성당의 삐까뻔쩍한 지붕을 보고는 입장료 깨나 받겠구나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스테판 성당은 관람이 무료이다.
다만! 앞에 콘서트 티켓 파는 남자들이 너무나 많다. 마침 오늘 한 낮 기온은 무려 31도인데 레이어드 조끼라니, 보는 내가 다 현기증이 날 정도. 
성당에 들어가보니 가이드를 신청하는 사람에게는 전체를 개방해주고 아닌 경우에는 약간의 제한구역이 있다. 어쨌던 관람에는 아무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구경하고 나왔다.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면 이제는 배를 기름지게 채울 차례. 이미 점심에는 슈니첼 저녁에는 립을 먹으리라 마음속으로 다짐한 터라 눈을 크게 뜨고 현지인들이 많이 앉아있는 식당을 물색하며 거리를 스캔하다가 한 곳을 발견했다.
젤라또 집이랑 협업을 하는지 메뉴가 꽤 재미있지만, 이름 덕인지 시도해 볼 마음은 잘 나지 않는다. 
서빙된 슈니첼. 기름에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는데 이게 맛없을리가. 슈니첼 밑에 깔려있는 감자조각들과 같이 나온 소스가 상큼달콤한게 아주 맛이 괜찮아 슈니첼과 잘 어울렸다.
그리고 우리집 모지리의 주키니 리조또 인데 9.9 유로라는 가격에 비해 양이 섭섭치 않았다. 
식후에는 언제나 젤라또가 진리지만 이날은 조금 특별한 곳에 가기로 했다. 바로 카페 데멜. 오스트리아 하면 바로 생각나는 자허토르테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데 찾아보니 이제는 세계 곳곳에
지점도 여러곳이고 무려 공항에도 베이커리를 오픈해서 희소성 따위는 없어진지 오래지만 유서 깊은 곳에서 직접 먹어본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가보니 쇼룸도 있고 오픈된 작업장도 있고 카페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대표 케잌인 자허토르테 이외에도 종류가 꽤나 다양하다.
우리가 시킨것은 자허토르테, 커피 한잔 그리고 레몬 젤라또.
그냥 이름때문에 비싸진 초콜렛 얹어있는 초코케잌이라고 하도 여러번 옆에서 얘기를 해서 굳이 1당 한피스를 먹어야 할것 같지는 않았는데, 먹어보니 확실히 그들의 기술력을 알 수 있는 케잌이였다.
케잌 좀 구워본 자로서 이 케잌의 가치에 대해 간만에 교장선생님 빙의하야 일장 연설을 하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그렇게 볼것이 많다는 역사 예술 박물관 이었는데, 어김없이 가는 길 중간에 뭔가 콘서트인지 이벤트인지 하는 무리들을 만났다. 아 뮤즈여...
규모가 어마어마한 곳이라길래 티켓비 15유로를 기꺼이 지불하고 들어가봤다. 마침 이 날은 오후 9시까지 개장을 한단다. 평소에는 오후 6시가 폐점시간이다.
입장을 하게되면 중앙과 양 옆으로 총 3개의 문이 있는데 우리는 오르쪽에서부터 시작했다. 이제는 꽤 친숙해진 미이라를 지나 점점 현대 시대로의 타임 터널이 열리는데, 최근 앤틱에 심취한 터라 이전과는 전시품들이 달리보인다.
이곳은 이전에 궁이였던지라 천장도 예사롭지 않다.
갑자기 도굴꾼이나 박물관 털이범의 심정이 매우 이해되는 여러가지 전시품들. 그들이 가졌던 부 보다 새삼스럽게 기술의 정교함에 감탄하게 된다. 진정한 장인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 같다.
그 어느때보다 활활 타오르는 물욕 덕분에 매의 눈으로 전층을 둘러보고 나니 미술품 또한 달리보일 지경이었지만, 이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미술품을 대하니 한층 더 재미있다.
이날의 날씨는 영상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인지라, 적당히 시원하고 쾌적하고 볼 것 많은 이곳에서 저녁식사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덕분에 티켓은 뽕을 뽑은 느낌. 
모두 다 둘러보았다고 관람이 끝난건 아니다. 이곳에는 아주 특별한 클렘트의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들을 보려는 관광객이 하도 많아 따로 통로를 마련해둘 정도이다. 왜냐. 이 작품들은 기둥 옆에 그려져 있기 때문.
이곳에 오픈된 까페에 앉아 커피를 한잔하면 그 시절 왕족의 애프터눈 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녁 메뉴를 이미 정해놓은 터라 인터넷에 떠도는 맛집 중 가장 가까운 곳을 가보기로 한다. 하필 이 집도 스테판 성당 근처에 있다. 
아무래도 인터넷에 있는집이라 역시 한국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지만 현지인들도 반 이상인걸 보니 나쁘지 않겠구나 싶어 립을 시키고 기다렸다.
입이 떡 벌어지게 나오는 립을 보니 인심 참 후하구나 싶다. 내가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등갈비를 샀을때 정육점에서 저거 한줄에 9500원쯤에 팔았던것 같은데 그것보다 더 실한 등갈비가 무려 두줄이나 나오다니. 
아래쪽에는 튀긴 통감자도 섭섭치 않게 깔려있고 내가 좋아하는 옥수수까지 있어 부데요비체 스테이크 이후로 돈이 아깝지 않은 집이다.
하지만 우리집 모지리에게는 가성비가 좋은 집은 아니였는지 나와서 좀 궁시렁 거렸다. 아 이집 아저씨가 팁을 바라는 눈치를 좀 주는 편이다. 아마 서빙하는 양반들은 좀 별로라도 주방인심이 후해서 장사하는 집인가보다.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 일정인 콘서트만 남았다. 가는 길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다행히 시작 전에 자리를 잡고는 마지막 저녁을 즐길 수 있었다.
예매 할때는 일반적인 클래식 연주를 기대하고 갔는데, 연주자들 실력이 일단 프라하의 그것에 비해 월등히 좋기도 했지만 중간에 무용수들의 발레 공연도 있고, 소프라노와 테너의 짤막한 오페라가 더해져 예상 외로 공연 내용이 아주 다채로왔다. 

다음 여행이 예정된 9월 전까지 무슨 낙으로 살지...

[오스트리아 - 린츠, 비엔나] (약스압) by

아침에 눈 뜨자마자 린츠타르트를 먹어봤다. 
어제 훔쳐본 메뉴판에 의하면 두껍게 올라가 있는 것이 커런트 잼인듯 한데 내가 단 맛을 막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그냥 세상에서 제일 오래된 케잌을 먹어봤다는 데 의의를 두었다. 
내가 한입만 먹으니 우리집 웬수가 이 맛있는 걸 나 혼자 다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았다. 모지리에게는 뜻밖의 친절. 
이정도 되면 한발자국만 내딛어도 다리에 피로가 열배는 몰려오는 지라 체크아웃 임박 전까지 츠언처언히 몸을 움직여 짐 정리를 한 뒤 근처에 있는 성당을 살짝 둘러보았다.
오래된 성당은 어지간한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어 어느 도시를 가던 오래된 성당은 항상 둘러보는 편인데, 이 성당도 입장료는 없고 성물 판매로 유지가 되는듯 하다.
현재에도 사용 중인 성당 답게 현대 미술품도 전시가 되어있다.
그리고 고해성사실이 다른 성당에 비해 여러개 있다는 느낌. 
투어리스트의 본분을 다 했으니 린츠에서 마지막 점심을 먹기로 했다. 
호텔 컨시어지가 추천해준 레스토랑은 세 곳이었는데 한 곳은 과하게 비싸고 한 곳은 힙한 버거집이라 그나마 정통 오스트리아 스타일인듯한 마지막 집에 자리를 잡았다. 
깊은 고민끝에 내가 고른 메뉴는 굴라시 대자, 우리집 모지리는 버섯 뇨끼
처음에는 스프라고 하길래 소스만 먼저 맛을 보았는데 또 너무 짜길래 아 망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같이 나온 빵을 찍어먹으니 간이 적당히 맞았다. 게다가 떡하니 얹어나온 저 오이절임이랑 고기랑 소스를 같이 먹으니 새콤 달콤 짭짤한 맛이 꽤 괜찮았다. 

오스트리아에서 체코로 넘어갔더라면 음식 맛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체코를 다시 갈지는 솔직히 미지수다. (체코에 있던 3일동안 무려 다섯개의 뾰루지를 겟. 2009년 프로젝트 이후 최대치랄까...)
빵을 주길래 당연히 포함 된건지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개당 1.2 유로라는 추가 요금을 받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한개만 먹었을텐데 하는 아쉬움 + 빵 하나를 스틸한 우리집 모지리에 대한 사소한 울화가 치밀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그래도 나름 맛있게 먹고 난 뒤 후식으로는 당연히 젤라또를 먹기로 한다.
어제 미리 봐둔 젤라또 집에 가서 콘이나 하나 먹으려는데 우리집 모지리는 굳이! 커피도 한잔 마시겠다고 하여 까페와 젤라또를 같이 하는 집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다 눈에 띈 이것.
아스트랄한 피노키오. 이정도면 할로윈 메뉴 아니냐며.... 바이럴 마케팅인가.... 
테이크 아웃을 하면 스쿱 당 1,3 유로인 내 아이스크림은 휴지값과 유리잔 설거지값 그리고 과자값이 추가된 금액 3 유로를 받으셨다. 그에 비해 우리집 모지리가 추가한 0.6 유로짜리 초콜릿 콘은 쿨하게 공짜로 주셨단다. 지가 마신다고 해서 자리잡은곳인데 대접은 모지리가 받고 자리세는 내가 낸 듯한 사소한 찜찜함.  
어쨌던 맛있게 먹고 기차역으로 가 비엔나로 가는 티켓을 구매해본다. 인당 34,4 유로.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지출이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사소한 이벤트. 사진을 자세히 보면 기차역에 무장 경찰이 쫙 깔려있다. 하필 우리가 타는 기차와 같은 기차에 오스트리아 정치인들과 수행원들이 같이 타게되는 바람에 경호 차 온동네 경찰들이 총 동원된 것. 매일 이벤트를 만나다 못해 이런 날까지 겹치다니 참 운수가 대통인지 안 좋은건지 모를일이다.
분명 나보다 오래 자는데도 머리만 닿으면 떡실신 하는 우리집 모지리. 뭔가 최홍만을 닮은 듯.
비엔나에 도착해 호텔을 찾아 체크인을 하는데 이동네 비지니스 호텔은 나름 시설이 깔끔하니 괜찮다. 게다가 비엔나 중앙역에서 무려 100 미터 거리에 있어 교통이 엄청나게 편리하다.
그리고 넓진 있을건 다 있는데, 프라하의 주방과 다른점이 있다면 여기에는 조리기구도 완벽하게 다 있었다는거다. 
마침 레스토랑 음식도 좀 질린터가 오늘은 호텔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바로 뒷편에 있는 쇼핑센터에 갔다가 문어 마리네이드를 득템! 소고기와 거의 맞먹는 가격이지만 문어를 먹을 수 있다는 즐거움에 기분이 업된다. 내가 밥을 먹는 동안 우리집 모지리는 나가서 알아서 사먹고 오겠다기에 기분이 더 업되었다. 

그리하여 조촐하지만 나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웠던 저녁을 먹고는 그대로 쉬려고 했지만, 우리집 모지리 피셜에 의하면 벨베데레 성이 걸어서 오분 거리라길래 소화도 시킬겸 또 밖으로 나갔다.
아차차.. 우리집 모지리는 내 속도로 거리를 환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 망각한 나... 벨베레데까지 걸어가니 다리가 코끼리마냥 부었다. 나이 먹으니 자꾸만 깜빡깜빡 한다.
어쨌던 저녁의 벨베레데는 아름답고 평화롭다. 낮에는 관광객으로 바글거릴지라도.
아름다운 비엔나의 저녁이 저물고 있다.

[체코>오스트리아 - 체스케 부데요비체, 린츠] by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이제 오스트리아로 이동을 할 참이다.


이 곳은 어제의 그 호텔보다 숙박객도 많고 종류도 더 다양하다. 무려 4종류의 다른 계란을 서빙해주다니...


그래봐야 계란이지만 왠지 혹해서 계란만 한 다섯알 정도는 먹었나보다. 


언제봐도 아름다운 이 곳의 전망이 이 호텔을 더 좋아지게 만드는 것 같다.


한 일주일 쯤 여행하는 우리의 짐은 이번에 가방이 하나 늘었다. 조카들 줄 선물을 고이 보관하고 싶었기 때문에... 얘드라 이모가 아낀단다.
오늘은 국가간 이동을 해야하니만큼 아침에는 체력을 비축하기로 하고 잠시 쉬었다가 호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아무리 돌아다녀봐야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일듯 하고, 이 호텔은 마침 직영 농장에서 고기를 조달한다 하니 간만에 제대로 된 고기를 먹어보고 싶었다.


우리집 모지리는 마늘 스프와 뇨끼를 주문하였다. 물론 체코에서 맥주 빠지면 섭하다.


나의 스테이크는 립아이 인데 체코 음식이 별로 입에 안맞았어도 이들 인심 후한건 정말 인정해야 한다. 메뉴판에는 250g 라고 써있지만 족히 300g 은 되어보이는 나의 볼륨있는 스테이크 + 감자. 


기차가 출발하기 전 마트에 들러 마지막 쇼핑을 한다. Lobkowicz 집안이 뭐하는 집안인지 몰랐는데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왠지 맥주집 간판에 이름이 써있길래 저 브랜드 맥주를 마셔보겠다는 우리집 모지리는 바로 지 눈 앞에 있는 맥주를 두고도 맥주가 다 팔렸는지 못 찾겠다는 헛소리를 해댔다 (그의 모지리력이 +1 상승하였다)

수십개의 이름모를 역들을 달려 도착한 린츠는 조용하고 깔끔한 느낌의 도시였다.


3성짜리 호텔이지만 비엔나에서 예약한 호텔보다 비쌌던 이 호텔. 화장실은 약간 일본 비지니스 호텔을 연상 시키는 작은 사이즈 이지만 객실과 화장실 간에 중문이 하나 있어 소음이 차단된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하루 경유하는 곳이라 생각하고 왔던지라 이 곳에 대한 사전지식은 전혀 없었다. 


폭풍 검색을 하다보니 이곳이 린츠 타르트라고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케이크 레시피로 유명한 베이커리가 있다고 한다. 마침 영업 종료까지 20여분 정도만 남아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5분 거리에 있어 케이크를 구입하고는 잠시 바람이나 쐴겸 하고 천천히 걸어갔는데, 점점 번화가로 들어서는 느낌이 들더니 급기야 시내가 눈앞에 나타났다.


더 늦기 전에 저녁을 먹는게 좋겠다 싶어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는 까페 겸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한상 거하게 시켜보았다.
여기도 다소 간이 세긴 했지만 어쩐지 체코 음식보다는 맛있는 느낌. 여행 내내 날씨가 좋기는 했지만, 어쩐지 여기는 더 환하고 밝은 느낌. 


식사를 마치고 맞은편의 젤라또 가게에서 젤라또도 한입 베어물어본다. 가격은 1.5 유로.
나중에 알았지만 그 뒷편에 더 번화한 거리에 가니 한 스쿱에 1,3 유로였다. 


식사도 적당히 맛있게 했겠다, 디저트도 먹었겠다. 도나우 강을 산책해보기로 했다. 참 어이없게도 이곳까지 도나우강이 흐르는지도 몰랐었다. 
전체적으로 도시와 자연의 조화가 잘 되어 있는 깨끗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다 충동적으로 먼 곳을 보았는데, 저 앞에 산 꼭대기에 왠 첨탑이 하나 보이는거다. 
뭔가에 홀린듯 저기를 가야겠다고 결정. 남들은 다 트램 타고 간다는 그 곳을 걸어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지도도 없이.

그러다 중간에 길을 한번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나가는 할배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그 할배가 길이 좀 헷갈린다며 자기가 데려다 주겠다고 하는거다. 헐.. 근데 마침 또 그 할배가 이 동네 대학교 교수시라네? 어찌나 동네에 대한 자부심 + 지식이 넘치시는지 무한 토크가 시작되었다.
이러다가 오늘 내로 저기 못 가지 싶은 마음에 내가 제안을 하여 우리는 근처 펍에서 맥주 한잔을 하게 되었다.
할배가 좋은 가게를 알고 있어 마당에 금붕어를 키우는 이쁜 피자가게 뒷마당에서 그렇게 맥주 한잔을 하며 한시간이 넘게 수다를 떨고서야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났다.
중간에 만난 동네 할머니도 우리가 거길 걸어서 가보겠다고 하니 아이고 가파른 길이라 힘들텐데 괜찮겠냐며 막 걱정을 해주시다가 그래도 잘 다녀오라고 진심으로 걱정을 해주셨다.
몇일간 그 상투적인 관광객 응대에 질려있다가 이런 분들을 만나니 뭔가 이 동네가 더 정이 가는 느낌적인 느낌.


이 곳은 산 중턱에 있는 예술 대학인데 할배가 여기까지 데려다주시고 표지판은 뭘 보고 따라가야 한다고 알려주시고는 돌아가셨다. 근데 수다는 모지리랑 떠시고는 인사 할때는 매우 쿨하게 잘가라 하시더니 나와는 한참동안 악수를 하시며 그가 할 수 있는 온갖 언어로 여행 잘 하라고 운을 빌어주시고서야 돌아가셨다. 아무래도 난 할배들한테 인기있는 스타일인가...


충동적으로 왔으니 이왕 온김에 산 정상까지 정복해보기로 하고 길을 재촉했다.




이 전망을 얻기 위해 나는 그 꼬르돈블루를 먹은것인가.... 이 교회에서 그렇게 결혼식을 많이 한다는데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것 같다. 정말 온 린츠 시내가 다 눈에 들어오는데 탁 트인 느낌이 참 좋다. 
마침 교회 앞마당에서 무슨 문화 행사를 해서 오늘도 또 공짜로 음악을 들었다. 이번 여행에는 뮤즈가 함께 하는지 매일 매일 라이브 음악을 듣게된다. 


내려올때는 이미 어두워져 트램을 타기로 한다. 4정거장치는 1,2 유로. 끝까지 내려가는데는 2,3 유로다.
사실 중간까지만 타고 내려가 다시 걸어갈 마음도 있었지만, 우리집 모지리가 바로 발권기에 가서 2,3 유로짜리 티켓을 끊어버렸다. 


밤이 된 린츠 시내는 해가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


우리가 타고 온 트램.
우연은 인연이 되고 인연은 기억으로 남는다.

[체코 - 프라하, 체스키 크롬로브, 체스키 부데요비체/셋째날](스압) by

오늘은 프라하를 떠나 체스키 크롬로브를 둘러보고 체스키 부데요비체에서 숙박을 하는 다소 빡빡한 일정탓에 오픈 하자마자 일빠로 조식을 챙겨먹고 바람같이 기차역으로 날랐다. 
다행히 지하철로 2정거장 거리에 있어 제시간에 표를 구매하고 살짝 둘러보았다.
공항이나 기차역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피아노. 기다리는 시간 동안 잠시 앉아서 한곡 치고 싶은데 긴 세월동안 악보를 다 까먹어 현재로서는 불가능. 빨리 집에 피아노 하나 사서 맨날 쳐야겠다 다짐하며 길을 나섰다.
전광판에는 5J 라고 되어 있었는데 아무리 해도 5J 는 없고 5번은 있다. 숫자만 맞으면 그냥 올라가서 기다리다 보면 내 기차를 만날 수 있다. 생각보다 아주 쾌적하고 에어컨 빵빵한 급행 열차를 타고 크롬로브로 고고씽. 프라하에서부터는 약 3시간 거리. 티켓 가격은 왜인지 모르지만 2인 495 cz. 그럼 1인 가격이 247.5 cz 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크롬로브는 마지막 기차역이라 중간에 목적지를 헷갈릴 필요가 없다. 내려보니 아주 시골스러운 기차역이 한참 공사중이다. 그래도 centrum 으로 가는 길만큼은 확실하게 표지판으로 안내해주어 길을 찾아가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기차역에서부터 소요시간은 도보로 약 20여분. 
가는 길에 있는 까페도 이쁘네 하며 사진도 찍고. 이때만 해도 우리에게 닥칠 시련은 전혀 생각지 않은채 새로운 도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꽤 즐거운 편이라 가는 길에 있는 버찌도 좀 따먹고 슬렁 슬렁 걸어갔더랬다.
문제의 시발점인 이 주차장. 이 표지판을 찍을때만 해도 몰랐더랬는데, 이 곳에 서는 수많은 관광버스들이 짱개 관광객을 쉴새없이 토해내고 있었다. 제기럴.
주차장에서 올드 타운으로 들어가는 입구 겸 다리.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것은 아름다운 풍경과 엄청난 기념품 가게. 이 작은 도시가 이렇게 관광 명소일줄 몰랐던 우리는 아주 당황했다.
어쨌던 이자가 목표로 한 갤러리와 성을 구경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우연히 갤러리를 먼저 발견했다. 
구경을 하는 동안 나는 맞은편 까페에서 커피나 한잔. 갤러리나 뮤지엄 구경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나랑 취향이 안맞는 전시는 굳이 들어가지 않는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나온 우리집 모지리와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어차피 체코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은 포기한 터. 전망이라도 얻기로 하고 자리잡은 곳은 강을 끼고 있는 어느 레스토랑이었다.
기념품 가격은 프라하보다 비싼데 레스토랑 가격은 의외로 괜춘한 듯? 이라고 생각하며 이번엔 오리 다리를 주문. 
우리집 웬수가 주문한 치즈+크랜베리 소스. 
어딜 가도 체코 레스토랑은 음식을 미리 해놨다 데워주는지 정말 번개처럼 서빙을 해준다. 이 점은 꽤나 만족스럽지만, 덕분에 고기는 한없이 퍽퍽하고 짜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체코 음식이 맛있다고 하던데 내가 나이를 먹어 입맛이 변한걸까. 아니면 내가 배가 부른걸까.
그냥 그런 식사를 마치고 성으로 향하는 길에 발견한 앤틱 가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작은 소품류인데 이동네 것들은 좀 취향에 안맞는 편. 가격도 그렇고.
성에 올라가는 길에 만난 어마어마한 중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시끄럽고 무례하고 눈치도 별로 없다.
그들을 피해서 어렵사리 건진 몇장의 사진들. 벽에 그리는 것 보다는 실제 조각이 더 나은것 같지만, 이 양식이 바로크 양식이라고.
어쨌던 이 그림들이 지금까지 보존된 것에 경의를 표하며 성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와 광장에 가기로 했다.
광장은 그야말로 짱개 invasion. 물론 비슷한 수의 한국인들도 있긴 하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짱개가 규모나 시끄러움에서는 단연 압승이다. 
그들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바로 성당. 왜인지 모르지만 중국인들이나 한국인들이 이 성당은 둘러보지 않더라.
다행히 입장료도 없고, 내부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안에서 만큼은 다 숨을 죽여 다만 몇분이지만 편안한 시간을 누려본다.
우리가 생각하던 것보다 규모도 작고 사람도 너무 많은 탓에 우리는 그냥 부데요비체로 한시간 일찍 가기로 하고 한적한 뒷길을 찾아 가려던 중 만난 젤라또 가게. 
이제까지의 젤라또 가게 중 가장 착한 가격 한스쿱 25cz. 
체스케 부데요비체까지의 티켓 가격은 40cz 로 아주 저렴하지만, 급행이 아니라 한 20정거장 정도 정차한다는 단점이 있다.
소음을 견디고 도착한 부데요비체는 꽤 한적하고 로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바로 그런곳!
관광객이 아주 없는것은 아니지만, 현대적인 건물과 오래된 건물이 공존하고, 관광 명소들이 좀 떨어진 곳에 있어 관광객들이 시내에 많이 머무르지 않는 관계로 편안하고 조용하다.
우리가 머무를 호텔.
내부는 아주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단점이라면 화장실 건물이 너무 높아서 머리 꼭대기만 간신히 보인다. 
우리 객실은 마침 3층인데 마침 앞의 광장이 이 동네 핫 플레이스인지 아주 뜬금없이 쌈바 공연을 하는 이들을 나가지 않고도 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테마가 콘서트여서 그랬는지 우리가 예매한 콘서트 이외에도 발길이 닫는 곳이면 뭔가 계속 무료 콘서트를 하는 그런곳을 만난다. 무료 콘서트 안봐도 좋으니 제발 맛집 한번 들어가봤으면 좋겠다.
어쨋던 쌈바 공연이 끝나자 뭔가 오케스트라 삘이 나는 이들이 연주를 시작했다. 광장이 너무 큰 탓인지 그들이 아직은 아마추어 인건지 발란스가 딱딱 맞는 연주가 아니라는 점이 아쉬웠지만 잘 알려진 곡들을 연주해서, 저녁이나 먹으며 음악 감상을 할까 하고 인근 레스토랑을 둘러보니 베트남&스시 레스토랑이 있다. 
체코음식에 기대 버린지 오래라 그냥 색다른 시도를 할겸 들어가보기로 했다.
내가 주문한 것은 매운 닭고기 볶음과 스시 벤토 세트. 이자가 주문한 것은 두부 볶음에 밥추가. 그리고 맥주한잔.
이자의 맥주를 먼저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나의 '미소'스프. 내 앞에 놓아주는 그 순간 뭔가 익숙한 향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그 순간 내 뒷통수를 가격하는 기억. 바로 그 몰디브에서 먹었던 해초스프. 으악!!!!!!!!!!!!!!!!!!!!!!!!!!!!!!!
젠장.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정말 빛의 속도로 서빙된 나의 음식들.
가격이 저렴해 꾸역꾸역 먹기는 했습니다만. . . . 이번 여행에 음식의 신은 날 버린것이 아주 확실하다.

맛없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는게 얼마나 슬픈일인지 간만에 깨닫고는 이 슬픔을 달래기 위해 마트에 가 절대 날 실망시키지 않을 복숭아를 구매해본다. 더불어 기차 티켓도. 
제일 마음에 드는 호텔 전망.
내일은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로 간다. 체코보다 음식은 좀 나아야 할텐데...

[체코 - 프라하 둘째날](스압) by

오늘은 일요일. 전날의 강행군 탓에 아침에 눈을 뜨고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다 천근같은 몸을 간신히 일으켜 화장실에서 씻고 나와보니 테이블에 뜬금없는 쇼핑백이 하나 놓여있었다. 딱 보아도 이것이 무엇인지 짐작은 가능하건만 뭐냐고 물어는 봐주는 것이 인지상정. 이자의 안목에 걸맞는 아이템이 나를 반겼다.
왼쪽이 노르웨이에서 1876 년부터 영업을 했다는 귀금속 가게에서 산 은 목걸이. 이름은 무려 러브체인. 오른쪽은 어제 프라하성에서 득템한 크리스탈 은 목걸이. 메달이 아주 고전적이지만 저런 디자인이 하나 정도 있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 사달라고 했더니 단번에 지갑을 오픈해주었다. 

목걸이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것은 우리집 모지리의 편지였는데, 편지지를 산다던가 하다못해 프린트라도 하는 성의따위는 없이 A4 용지에 날려 쓴 편지. 내용은 적당히 통속적이고 오그라드는 내용으로, 사실 이 자가 저런 내용을 적었다는 그 자체가 아주 서프라이즈라 감동을 받았다기보다는 사실 당황했지만, 아주 쿨하게 고맙다고 하고 바로 착용해주었다. 이정도 성의는 보여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음이 아쉬운 점이랄까.
지하에서 조식을 제공한다 하여 밥을 먹으러 내려가보았는데, 딱 있어야 할 것만 있는 심플한 조식 부페가 기다리고 있었다.
보통 조식 부페가 있으면 세네번 정도 일어나 이것 저것 가져다먹는 편인데 이번에는 심플한 한상차림.

밥을 먹고는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구매하기 위해 하벨 시장으로 향했다. 
이것 저것 안파는 게 없는 규모있는 로컬 마켓을 기대했지만, 그냥 어느동네에 가도 하나쯤 있을법한 기념품 노점상이 거의 대부분인데, 그래도 체코 느낌이 물씬 나는 나름의 기념품들이 즐비했다. 
크리스탈은 워낙 가게가 많아 그런지 찾아볼 수 없었고 주로 인형과 목각 기념품들이 많았는데, 가게에서 사는 것에 비해서는 약 30% 정도 저렴한 수준이라 소소한 기념품을 염두에 두었다면 이곳에서 사는것이 좀 저렴하다 할 수 있다.
맛있어 보이는 과일도 파는데 큰 대형마켓이 비해 가격은 약 2.5배 정도 비싼 편이라 과일 덕후라면 여기에서 안 사는것이 현명하다.

아무래도 거의 유일의 로컬 마켓이다보니 한국인들을 많이 만날수밖에 없었는데, 자기들끼리 떠드는 말이긴 하지만 여기 있는 제품들 다 중국산이니 사지 말라는 어떤 아재의 말을 듣고는 나도 모르게 한숨 나왔다. 우리집 모지리는 그 말을 듣더니 나에게 설명을 좀 해주라고 종용하였지만, 글쎄... 

마음 한켠에 2그램의 답답함을 뒤로하고 밥을 먹으러 가다 만난 케릭터 샵
어딘가 눈에 익은듯 아닌듯 한 이 케릭터는 90년대였나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아동 티비 프로그램의 케릭터라고 한다. 프라하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어 잘 몰랐더래도 몇일 돌아다니다보면 익숙해질것 같다.

내가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하벨시장 맛집 이라고 치면 상위에 뜨는 레스토랑으로 코끼리 모양의 간판이 있는 곳이다.
일단 가격은 지금까지 본 레스토랑 중 가장 저렴했다. 내가 어제 먹은 꼴레뇨가 590 이였는데 여기서는 1인분에 250/280 이라는 착한 가격. 내가 여길 미리 알았더라면 꾸역꾸역 그 돼지고기를 밀어넣을 일도 없었는데 싶었다.
우리집 모지리의 점심은 구운 염소치즈. 주방장 아저씨 손이 크신지 95cz 메뉴 양이 후하기도 하다.
내 메뉴는 13번. 159 cz 짜리 메뉴인데 찐 감자/빵과 함께 돼지고기가 아무래도 최소한 200g 은 넘어보이는 후한 인심에 잠시 감동함도 잠시. 딱 한입 베어무는 순간 퍼지는 이 묘한 불편함이란... 최근 식단 조절을 하며 소금을 끊다시피 해서 그런지 이동네의 소금간은 나에게 너무나 과한 수준이었다. 덕분에 고기를 앞에 두고 깨작거리는 유래없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이르렀으니. 다 먹어보려고 애는 썼지만 결국 한두조각 정도는 남기고 계산을 요청했다. 
그렇게 고기를 남기고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밖으로 나와보니 왠 통돼지구이가 돌아가고있네? 아 이집을 갔었어야 했나.. 하고 후회하며 향한곳은 우리집 모지리가 보고 싶다는 어떤 전시회.
프라하 성에서 좀 더 북쪽으로 가야 한다기에 거기서부터 내려오면 되지 싶어 길을 나섰는데, 이 인간이 또 삽질을 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걸어서 2분 거리에 트램 정거장이 있었는데 거길 놔두고 십오분을 걸어야 하는 지하철을 제일 가까운 역이랍시고 나한테 얘기한거다. 그래서 한마디 했더니 한다는 소리가 구글이 추천하지 않았다고... 구글이 추천하면 죽을거냐 인간아! 
웬수에서 모지리로 변한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것.
전시회를 보내놓고 나는 잠시 커피 한잔에 케잌 한조각을 즐겨봤다. 역시 나의 두통거리가 사라지니 세상 편하다.

체코가 오슬로보다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공공 와이파이의 개수가 더 많다는 점. 심지어 트램에서도 와이파이가 잡히다니. 노르웨이는 당장 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잠시 자유를 즐기고 있는 동안 전시회를 다 둘러본 모지리가 돌아와 나와는 다른 커피를 시켰다. 
뭔가 핸드드립 까페인듯.
가까운 트램 정류장으로 가려는데 앞에 뭔가 패스티벌을 하는것 같아 잠시 들러보기로 했다. 어머나 세상에 아이스크림 패스티벌이라니. 뭔가 설레이기는 하는데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주는것도 아니면서 입장료가 있었다. 그럼 그냥 가던길 가는거지.
그 길로 프라하 성 아래쪽에 위치한 카를교로 향했다. 사실 카를교에 가려던건 아니고 그 근처에 앤틱 샵이 있길래 둘러보려던건데, 가보니 별것 아닌 돌쪼가리에 너무 과한 금액들을 붙여놓았기에 바로 삥 돌아서 출구로 직진. 
망했다 생각하던 찰나 내 눈에 띈것은 젤라또 가게였는데 그것이 바로 밀라노에서 만난것과 동일한 꽃 젤라또집. 몰랐는데 서울에도 매장이 있는듯?? 어쨌던 이 집은 밀라노에 비해서 직원수도 많고 친절하고 빨리 나온다. 
좀 망한것 같은 이번 여행에 그나마 가뭄에 콩나듯 위로가 되는것은 역시 아이스크림인것 같다. 이 동네에는 클래식 카가 정말 많다. 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바퀴 둘러보는 투어에 쓰이는 것인데 타고 돌아다니면 좀 특별한 기분이 들것 같기는 하다.
여기까지 왔으니 카를교에 발이나 좀 디뎌보기로 하고 슬렁 슬렁 걸어갔다 왔다. 어찌나 인파가 많은지 사람에 치여 지칠지경이라 대충 발이나 좀 디뎠다는것에 의의를 두고 저녁이나 먹기로 하고 집에 가던 길에 발견한 샵이 있었다.
바로 내 목걸이를 구매했던 크리스탈 부띡인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부띡을 살짝 둘러보고는 바가지를 쓰지 않았다는 만족감과 함꼐 호텔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제까지 시도한 레스토랑이 다 망했던 관계로 저녁은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KFC 나 먹기로 했다. 
요새 새로 나왔는지 무려 더블 징거버거가 있기에 주문하고, 원래도 좋아하는 콘을 하나 주문하기로 했는데 주문을 받는 아이가 정신이 쏙 빠질만한 스킬로 뭔가 막 추가주문을 넣어서 생각지도 않게 추가 베이컨과 갈릭 소스를 같이 주문하게 되었다. 개당 10 cz 로 비싼 건 아니지만 뭔가 억울....
그래도 추가 요금 받은 베이컨 답게 무려 큰 베이컨을 두줄이나 실하게 넣어주었다. 돼지고기 1300g 먹고도 배 안불렀는데 더블 징거버거 하나에 옥수수 하나 먹으니 어찌나 배가 부르던지. 뭔가 산뜻한 것을 마셔야겠다는 생각에 우리집 모지리에게 커피를 부탁했다. 커피가 산뜻할 거란 내 생각이 틀린걸까 아니면 저 자가 그냥 모지리인걸까.
멀쩡한 커피컵 놔두고 스프 컵에 커피를 타주는 클라쓰. 왜인지 모르지만 옆 찬장에 티스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푼도 큰놈으로 넣어주었다. 모지리도 이정도면 상 모지리가 아닐까 생각 중. 

여행은 항시 무언가 새로움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묘하게 이자의 모지리력을 시험하게 되는중.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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