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면허 취득하기 - 수동] by

한국에서도 면허 없이 잘만 살았고, 노르웨이에서도 도시에 살 때는 면허 없이 잘만 다녔지만 이제는 몹시 면허가 필요해진 나는 미리 준비하기로 결심하고 올해 2월 초에 면허 학교를 등록했었다.

한국에서 땄더라면 좀 더 시간이 덜 걸렸을테지만, 차근 차근 배우는 것도 좋으리라는 참 긍정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면허취득 과정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길고 지루했는데...
일단 첫번째 과정은 모든 종류의 운전자에 해당되는 첫 코스로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 및 실기 수업으로 25세 미만의 경우 차에 대한 기본 이론 수업이 3일 포함되어 잇고, 25세 이후로는 3시간짜리 과정을 이수하게 되어있다.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지라 3시간 이수로 다행히 충분하였다.

다음의 2~4에 해당하는 과정이 참으로 문제였는데...
이론 교육을 이수한 뒤 처음 잡은 운전 교습 스케쥴. 뭔가 시뮬레이션 같은 과정이 있을 줄 알았는데 바로 차키를 건네주고 시동을 걸어보라고 하였다. 대략 난감..  오토조차 몰아본 적이 없는 나에게 수동이라니...

운전 면허 필기는 모든 교습과정이 끝나기 전에만 패스하면 되지만, 문제는 100점에 85점 이상을 받아야 만점이라는거엿다.
7~8월에 운전을 해야 할 일이 있었던 나는 어떻게 해서든 단기간 내로 면허를 취득해보려 하였지만, 첫 필기시험은 45문항 중 10문항을 틀려 다음과 같은 결과지를 받아보았다.
필기를 패스하지 못하면 최소한 2주 뒤에 재응시가 가능하다. 필기를 통과하지 못한 자에게는 필기 시험에 어떤 내용의 문제들이 출제되는지에 대한 안내문이 첨부되어 본인이 가장 취약한 부분에 대해 다시 공부할 수 있다.
시험에 통과한 자에게는 다음과 같이 운전 면허 실기를 어서 등록하라는 안내문이 딸려온다. 높은 커트라인도 문제였지만, 남의 나라 말로 시험 본다는게 참 쉬운일은 아니였던지라 여러번 봐야 하면 어쩌나 참 많이도 걱정... 일주일동안 매일 기출문제를 풀고 또 풀었던 보람이 다행히도 있었다.

Trinn 2 부터 4 에 포함되어 있는것 : 야간 운전 실습, 미끄럼 주행, 추월하는 법, 고속도로 타는 법, 고속도로에서 표지판 찾아보며 가는 법, 시내 주행 시 우선 주행 규칙 익히기, 후진하여 주차 하기, 로터리 주행 등.등.등

이 과정을 마치고 지난 8월에 첫 실기를 보았는데, 안전거리를 과하게 확보하였고 도로 규정 속도보다 저속으로 운전하여 환경에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어이없이 떨어지고 난 후 한달 뒤에 재시험을 보았다(재시험이 최소 4주 후에 가능). 처음엔 몹시 어이가 없었는데 노르웨이 애들도 보통 한번에 합격은 잘 안 시켜준다는 말을 듣고는 일단 수긍.

솔직히 첫 주행시험 볼때보다 운전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았고, 중간에 시동도 한번 꺼먹고, 정차 후 재 시동 시에 핸드브레이크가 제대로 안내려 가는 불상사가 있어서 아 망했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엄청 긍정적인 감독관을 만나서 드디어 합격!
2월에 시작한 운전면허 과정이 9월 말에야 끝나다니.... 무려 8개월에 걸친 대장정이 끝나고 당일 발급된 임시 면허증. 정식 면허증은 제작이 일주일 정도 소요되고 집으로 받을지 아니면 직접 가서 수령할 지 선택할 수 있다.

내일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약 8~9시간의 장거리 주행 예정. 이것이 초보 운전자의 패기인가...


[2017/09 - 프랑스, 가을을 음미하다_2] by

계절이란, 사람을 들었다 놨다가 하는 것 같다. 나는 뭐랄까... 봄이 풋풋한 맛이라면 가을은 역시 차오르는 묵직한 맛.

이러쿵 저러쿵 하지만 난 사실 부페 마니아이다.
음식 천지인 프랑스에 있는 부페는 어떤 음식이 있는지 궁금해 한 끼는 부페를 먹어보기로 했다.
한국처럼 가짓수는 많은 편이 아니지만, 육식파를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한 알찬 구성!
코스 요리는 한 접시 한 접시 기다리며 음미하는 즐거움이 있다면, 부페는 내 기호에 맞춰 계속 퍼나를 수 있으니 양적인 만족감이 있다.

이 접시만도 족히 1kg에 상당하는 양이였으나 이후로도 해산물을 비롯 징기스칸 요리를 섭렵하고 마무리로는 무려 여섯가지의 아이스크림을 한 대접에 퍼다 날라 먹은 끝에야 배를 두드리며 만족스러운 식사가 끝이 났다.

어찌나 배가 부르던지...
(라고 말하고 길가에 있던 아이스크림 차에서 딸기 아이스크림 두스쿱 먹은건 안 비밀....)

저녁을 거하게 먹고 싶었지만, 육류와 해산물을 비롯하여 각종 탄수화물,미네랄,비타민 당류 등등을 골고루 많이 섭취한 나는 레스토랑에서 최초로 단품 메뉴를 주문해본다.
이 레스토랑이 세워진 이후로 변치 않는 메뉴와 양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오늘 스테이크를 담당한 분은 아무래도 조금 피곤하신 모양인지, 내가 주문한 미디움 스테이크를 레어로 서빙해 주셨다. 그리하여 조금만 더 익혀달라고 하였으나 한참 후 다시 만난 나의 스테이크는 그 아름다운 육즙이 다 빠진 채 뻣뻣한 자태로 수줍게 접시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는 내가 시키지도 아니한 후렌치 후라이를 완전 탑처럼 쌓아주었다. 다 먹을수도 없을 만큼.....
아마도 꽤 정직한 요리사인 모양이다.

프랑스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은 바게트였으나, 정통 바게트는 조기 매진이 되었다는 슬픈 전언과 함께 대신 받은 것은 크로와상 대잔치.
독일빵과는 아주 다르게 빵을 뜯으면 버터의 풍부한 향이 확 올라오는 보드라운 속살을 가지고 있는 크로와상.
모든 음식의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간이라 하였던가... 가염 버터인지 반죽의 소금인지를 알기는 조금 힘들었지만, 어느 쪽이던 거의 완벽한 정도로 빵의 감칠맛을 참 잘 뽑아 냈다. 귀찮아서 어지간한 날이 아니곤 그냥 사먹어버리는 크로와상을 매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제빵사란 참... 그의 수고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나의 마지막 만찬은 잔잔한 센 강을 옆에 두고 있는 어느 레스토랑이었다.
빠알간 라인이 매력적인 이 집의 시그니쳐는 디저트라고.. 사실 시간이 맞으면 이집 마담에게 디저트를 좀 전수받아볼 참이였으나, 그녀의 주방이 마침 공사중이라 하여 그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일단 맛을 먼저 보는 것으로..
나의 전채는 샐러드가 곁들여진 까망베르 튀김. 이전에 폴란드 여행시에 파인애플 크림이 숨어 있던 구워진 까망베르가 생각 나 시켜보았는데, 프랑스 까망베르는 전체적으로 맛이 더 진득하고 선명한 탓인지, 아니면 내가 아직 치즈에 익숙치 않은 탓인지... 첫번째 조각은 대 참사를 일으켰으나, 그 다음 두 조각들은 샐러드와 나름 맛있게 음미할 수 있었다.
또 한번 고기를 먹어볼까 하였으나, 프랑스 정통 무니에르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정확한 어종은 불어 까막눈이라 알 수 없으나 생김새로 보아 혀넙치 또는 옥돔류의 생선인듯.. 처음엔 반면만 구워져 나온 줄 알았는데 세심하게 생선 껍데기는 다 제거된, 앞 뒤가 완벽하게 노릇하게 구워진 무니에르였다.

조리한 이의 세심함과 기술에 다시한번 감탄을 하며... 이렇게 완벽하게 조리된 생선구이를 먹어보는 게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다며...
고기 대신 생선 주문한거 하나도 후회 하지 않을만큼 보드랍고 촉촉한 식감에 감탄하며 접시를 남김없이 깨.끗.이 먹어 치웠다.
그렇게 따뜻했던 무니에르를 떠나보낸 뒤 나를 찾아온 디저트는 이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수제 아이스크림.
생선 뒤의 아이스크림이라 혹시라도 비릿함이 남아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잠시 하였으나, 댓츠 노노.
이렇게 먹고 또 먹었는데 살 찔 걱정도 안될만큼 가볍고 상큼한 맛.

이런 맛집에서 디저트를 한 종류만 시도해보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라며...
그리하여 또 다시 디저트를 시켰다. 이번에는 가벼운 슈 + 크림 브륄레 + 따뜻한 초콜릿 케이크. 초콜릿 시트가 엄청 묵직한 것이 안에 콕콕 박혀있는 호두와 잘 어울렸는데, 차가운 크림 브륄레와 따뜻한 초콜릿 케이크를 함께 서빙해 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집에서 왜 디저트만 따로 시켜서 먹는다고 하는지 알 만한 내공이 느껴지는 맛.
개인적으로 가장 강추하고 싶은 것은 저 크림 브륄레 였는데.. 자칫 하면 계란떡이 되어버리기 십상인 저 디저트의 표면에 카라멜화 된 설탕의 졀묘한 쌉싸름함과 바삭함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부드럽게 들어오는 실크같은 크리미한 식감은 이제까지 실망을 안겨주던 다른 크림 브륄레와는 다른 만족감을 주었다.

벌써부터 다음 프랑스 방문이 기대되려 한다.

p.s 내가 먹지는 않았지만 플레이팅이 완벽했던 일행들의 음식들...
네덜란드나 벨기에 등지에서 더 유명한 와인 홍합찜. 산더미처럼 나와 나중에 내가 좀 먹었는데 그 놈의 와인에 취기가 올라와 먹다가 나도 포기.
야채는 취급 안하는 내 눈에도 참 이뻐보였던 식전 샐러드. 나중에 한번 시도해봄직 하다.
내 스테이크를 뻣뻣하게 만드셨던 그 레스토랑에선 새우도 역시... 다행히 새우 껍질이 두꺼웠기에 망정이지...
미슐렝 1스타에선 루꼴라와 삶은 계란, 토마토 그리고 마요네즈만으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잘게 다져진 라따뜌이와 단호박은 안어울릴줄 알았는데, 음식은 눈으로도 먹을 수 있는 것.
어째서 고수를 장식으로 한거냐! 라고 항의하고 싶었지만, 색감으로는 나무랄데가 없었던 플레이팅.

[2017/09 - 프랑스, 가을을 음미하다_1] by

미식가라면 한번쯤 거쳐가야 할 나라 프랑스에 드디어 발을 들이게 된 것은 2017년 가을.

참 운이 좋게도 몇달 전에 예약해야 한다는 레스토랑에 예약 취소된 테이블이 하나 생긴 덕택에 프랑스 북서부  푸르주 D526 도로 중간에 위치한 이 곳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곳은 비가 자주 오락가락 하는 곳이라던데.. 마침 그 날은 날씨도 도와주려는지 너무나도 화창한 햇살.
나의 선택은 전채 + 메인 + 프로마쥬 + 디저트로 구성된 정찬 메뉴였고 가격은 1인에 39유로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
플레이팅이 멋스러운 나의 전채는 푸와그라 파데. 몇 안되는 야채 중 내가 그나마 좀 먹는 루꼴라가 사이드라 입맛을 돋구기에 딱 적절했다.
나의 메인 메뉴였던 파이지에 감싼 양고기 그릴. 내가 먹지 않는 껍질콩과 고수는 좀 별로였지만 부드러운 감자 무스와 위에 올려진 유자 마멀레이드가 어찌나 맛있던지. 괜히 원스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즈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메뉴에 포함이 되어 있기도 하고 한번쯤은 시도해보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프로마쥬를 주문해보았는데 치즈의 종류가 상당하다. 하지만 이 쟁반이 등장하자마자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삭힌 홍어의 향기...
내가 도전하기엔 조금 무리인가 싶었지만, 추천을 받아 무난한 것으로 시도해보기로 했다.
내가 고른 치즈는 까망베르, 에멘탈 그리고 염소 치즈. 까망베르가 생각보다 맛이 진해 잠시 당황했지만 녹진한 정도는 딱 맘에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대망의 디저트. 바닐라 크림과 견과류가 곁들여진 아이스크림. 무엇을 형상화 한 것인지 알기는 상당히 힘들엇지만, 질감 상 에끌레어 또는 슈 정도 됨직한 케이크와 함께 핸드메이드 아이스크림의 맛은 상당히 잘 어울리는 편이였다.

한편의 잘 짜여진 뮤지컬 같은 그런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떤 저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지 상당히 궁금해졌다.

그렇게 기다리던 저녁시간. 내가 향한 곳은 상당히 유서깊은 호텔 레스토랑이었다. (아이폰 상 로멘 드 라 코르니체 라는 호텔인듯)
규모는 큰 편이 아니었지만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며, 잘 가꾸어진 정원과 레스토랑이 참 조화로운 곳이었다.

프로마쥬는 그다지 내 취향인것 같지 않아 프로마쥬는 생략하고 저녁 식사를 시작해본다.
어지간해선 절대 실패할 리 없는 훈제 연어 샐러드. 야채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신선한 샐러드의 맛이 살아 있어 연어와 잘 어울리는 것이 이 레스토랑 주방의 내공을 짐작할 만 했다.
그리고 대망의 스테이크. 고기 덕후로서 지금까지 꽤 많은 고기를 먹어왔다고 자부할 수 있건만, 이제까지 이렇게 완벽한 스테이크는 만나본 적이 없었으니...

딱 접시가 앞에 서빙되는 순간 그릴에 그을린 구수한 탄내가 후각을 자극하였고, 미디움으로 구워져 나와서 딱 먹기 좋을 정도의 따뜻한 이 고기를 포크로 딱 찍어 올리면 촉촉한 속살이 그렇게 시각을 자극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걸 입에 딱 넣으면 정말 적절한 정도로 간이 잘 배어져있는 그 불맛 나는 육즙 가득한 소고기의 고소함이 혀를 감싸안으면서 씹으면 정말 하나도 걸리는것 없이 국수를 먹는 양 후루루룩 하고 잇사이를 빠져나가서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데 할수 있으면 식도를 막고 계속 먹고싶을 정도의 감칠맛?

정말 감동적이였던 스테이크. 고기 덕후라면 반드시 맛보아야 할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이후의 디저트도 매우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제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상큼하고 달달한 딸기 타르트.
초콜릿 시트 위의 적당히 묵직한 바닐라 무스 사이의 트로피컬 후르츠 그리고 산딸기 무스와 씹히는 식감을 더해주는 무화과 그리고 오디의 달달함이 더해져 만족스러웠던 디저트.

풍성한 프랑스의 가을은 참 즐길만 한것 같다.

[2017/09 - 지베르니, 가을을 품은 마을] by

주말에 프랑스 서부 그 어딘가에 있는 지베르니에 다녀왔다. 오전 첫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여 늦은 저녁 돌아오는 일정으로 계획했던지라 2박 3일도 그리 짧지는 않으리라는 계산이었으나, 그것은 프랑스를 너무나도 몰랐던 나의 무지함에서 비롯된 짧은 판단이었다.

첫날은 관광객 모드로 돌아다닌 뒤 느즈막히 잠을 청하고 눈을 떴을 때, 내 앞에 펼쳐진 새벽 풍경.
그리하여 본디 몸을 움직이는데 지극히 게을러빠진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아침 산책을 나섰다.
작은 간판이 달려있던 어느 아기자기한 건물. 노르웨이에는 MARIE 라는 이름의 과자가 있는데, 간판에는 MAIRIE 라고 적혀있다.
무슨 건물인고... 했더니 이 작은 건물이 이곳의 시청이라 한다. 인구가 적은 곳이지만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는 이 마을.

시청 맞은편에 있는 한적한 오솔길을 따라 걸어본다.
대지가 품은 촉촉한 아침 이슬과 막 떠오르는 태양이 늘 그렇듯 만났을 뿐인데 이런 환상적인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런 우연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이 곳은 파리를 흐르는 센 강의 상류라고 한다. 파리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보존이 잘 되어서인지 참 운치가 있다. 덕택에 이 동네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분들도 많다고... 이런 풍경을 매일 마주하고 있으면 저절로 그림을 그리게 될것만 같다.
이 곳이 내가 잠시 머무르게 된 숙소이다. 건물의 절반은 자연 동굴이라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고 한다. 물론 산 속에 있는 우리 집도 좋지만은 앞이 탁 트인 이 곳의 전망도 참 좋다.

모네의 정원이 근처에 있다하여 방문해본다.
예술가 중 흔치 않은 성공을 거둔 그는 그 덕에 아름다운 정원에서 풍성한 작품 활동이 가능했나보다. 햇빛이 부서지는 그의 정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아마도 이 전에는 오솔길이었을테고 지금은 터널로 이어져있는 또 다른 그의 정원이다. 한국인으로서는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적어도 내가 다녀본 유럽에서는 흔히 보기 힘들었던 수양버들과 연꽂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것은 보는것 만으로도 즐겁다.
이 곳은 라 로쉬 기옹 이라는 성이다. 중세 시대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는데 그 명성에 손색이 없는 웅장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본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며 낮은 곳에서 올려다 보는 것을 몹시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번엔 큰 마음을 먹고 꼭대기에 있는 탑까지 올라가보기로 한다. 사실 계획에는 없었으나, 슬슬 따라 걷다보니 어느덧 가장 높은 곳에서 굽어보게 되었다.
성의 맞은편에 있는 영주의 정원. 중세엔 이 곳에서 가장 잘 익은 작물을 매일 아침 영주의 성에 배달하는 것이 큰 일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이 정원을 가꾸며 여기에서 열리는 배며 사과로 음료와 잼 등의 관광 상품을 만들고 있으니, 후세의 치산치수까지도 내다보았는지는 모를일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그 어느날. 지베르니에서

[소소한 일상 - 2017년의 변화] by

때는 2016여름 어느날. 갑작스럽게 나에게 찾아온 첫번째 변화 혹은 도전.
http://evanway.egloos.com/11223544

그리고 2017년 여름 어느날. 첫번째 변화 또는 도전에 이은 변화 또는 돈깨비.
http://evanway.egloos.com/11264667

드디어 최종보스랄까..... 더 이상의 계획은 없다며..
집에서 약 한시간 반 거리에 있는... 운전이 가능해진 덕택에 구매하게 된 새 집.
이제 집 두채 있으니 다음 목표는 그리스 별장......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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